[이슈]‘케데헌 효과’ 전 세계 강타…김밥·라면·목욕탕까지 검색 신기록

2025년 8월 10일 — 한국 문화 콘텐츠가 다시 한 번 세계를 흔들고 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의 글로벌 흥행이 김밥·라면·대중목욕탕 등 다양한 한국 문화와 상품에 대한 관심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리며, 관련 검색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 K콘텐츠가 만든 검색량 ‘올타임 하이’

구글 글로벌 데이터(8월 3~9일 집계)에 따르면 ‘한국 화장품(Korea cosmetics)’ 검색량이 집계 시작 이래 최고치인 100(상대지수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52주 평균(9.0)의 10배가 넘는 수치다. ‘한국 여행’ 검색량은 평균 대비 9배, ‘한국 라면’은 3배 증가했으며, ‘K팝’ 역시 5배 이상 상승해 역대 최고 주간 기록을 세웠다.

특히 케데헌에 등장하는 설렁탕, 김밥, 대중목욕탕 등 한국 문화 요소들이 해외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화장품 검색량은 3주간 21→43→100으로 매주 급등했고, 한국 음식 검색량 역시 35→53→100으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

박이경 한경Aicel 데이터 애널리스트는 “케데헌의 전 세계적 인기가 K뷰티·K푸드·K관광 시장을 동시에 확대시키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유통업계·관광업계 ‘기회 포착’

흥행 효과를 활용하려는 업계의 움직임도 발 빠르다. 미국 최대 유통사 월마트는 이달 초 K팝 테마 이동식 팝업 매장을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국내 화장품 유통사 올리브영은 내년 상반기 미국 첫 현지 매장을 열 계획이다.

관광업계에도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달 외국인 관람객이 69만 4000여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케데헌 속 소품인 ‘까치 호랑이’ 배지와 ‘갓끈’ 볼펜은 입고 즉시 품절됐다.

관광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에 따르면 영화 공개 이후 한 달간 ‘대중목욕탕 체험’ 상품 거래액이 전월 대비 84% 늘었으며, 남산 서울타워·명동·북촌한옥마을 등 촬영지 투어 상품도 인기다. 오는 10월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전국으로 확대되면 관광 특수가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 음악 차트까지 점령

케데헌의 인기는 영상 콘텐츠를 넘어 음악 시장까지 확산됐다. 극 중 3인조 여성 그룹 ‘헌트릭스’가 부른 OST ‘골든’은 8월 6일 기준 스포티파이 글로벌 재생 순위 1위를 차지했고, 빌보드 ‘핫100’ 주간 차트(7월 25~31일)에서 2위에 올랐다. 업계는 조만간 빌보드 정상 등극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 흥행 장기화 조짐

넷플릭스 공식 집계에 따르면 케데헌은 공개 8주 차인 8월 3일 기준 누적 시청 건수 1억 5880만 회를 기록,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역대 1위이자 전체 영화 부문 4위에 올랐다. 유튜브 검색 지표도 한 달 넘게 최고 수준(90~100)을 유지하고 있다.

김지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케데헌 성공으로 하이브 등 국내 대형 기획사들이 글로벌 제작사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며 “K콘텐츠의 세계화가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의 사업 영역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